소외감은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음을 느끼는 소속감과는 반대로, 집단에 끼지 못하고 멀어진 느낌을 말한다.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과 집단 사이에 커다란 장벽이 가로막고 있음을 느낀다. 모두 즐거운 데 나 자신만 겉돈다든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든지 등 자신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소외감은 스스로가 주변 사람들과 동화되기 어렵다고 느낄 때 발생하며,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소외감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이 신체적 제약이다. 대표적인 신체적 제약 중 하나는 '난청'이다.
난청은 유전, 사고, 청력 노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난청은 소리 중에서도 특히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렵게 한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은 누군가 주변에서 말하면 그 말소리를 인식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는 알아듣기 어려워한다"며 "대화할 때 말소리의 명료도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난청인은 종종 '귀가 먹먹하다' 또는 '귀가 웅웅거린다'는 불편감을 호소한다"고 설명한다.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난청 증상은 자신의 의지대로 개선될 수 없다. 이는 큰 좌절감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소외감을 유발한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할 때 나만 이야기를 못 알아듣거나, 자꾸만 되묻거나, 엉뚱한 대답을 한다면 자연스레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회적 활동의 기본인 대화를 불가하게 만드는 난청은 난청인의 사회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난청인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에 형성했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기피하려 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이러한 행동은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 외향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사람이 내향적이고 소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문제는 자신감, 사회적 활동, 성격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난청 증상이 피해의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면서 "예를 들어 난청인 중 자신의 난청 증상으로 인해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소외시키려 한다든지 따돌리려 한다는 오해를 하여 갈등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외감을 남들보다 더 쉽게 느낄 수 있는 난청인은 가족과 친구들의 교류가 많아지는 연말에 어떻게 해야 할까?
난청으로 인한 소외감을 해결하려면 난청인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난청인은 청력 관리와 말소리 분별력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청력 재활을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 난청인이 받을 수 있는 청력 재활 중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보청기 착용이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의학계에서 보청기는 청력이 빠르게 저하되는 것을 막고, 말소리의 이해력인 어음분별력을 개선할 뿐 아니라, 인지장애 예방에도 탁월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며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이를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착용하여 주변 소리와 말소리를 알아듣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청력 재활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난청인이 청력 재활에 힘쓰는 동안, 그 주변 사람들은 난청인이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게끔 대화하거나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난청인과 대화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거나 말을 빠르게 하면 난청인이 말소리를 또렷하게 알아듣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쉽다. 주변 환경을 밝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은 말소리를 알아듣기 어려울 때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며 말소리를 이해하기도 한다. 난청인과 대화할 때 이와 같은 배려를 한다면 난청인이 대화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