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 아포크린 땀샘 많아 보청기도 습기에 노출
귀 가렵고 진물 나오면 이비인후과 찾아 검사해야
보청기는 제습통에 넣어 보관하고 습기 꼭 제거를

고온다습한 요즘,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나와 외출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고 에어컨 아래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 같은 여름철 우리의 귓속은 어떨까?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우리의 귓속은 피부로 이뤄져 있어 날이 더워지면 자연스레 땀이 나고 귓속 습도가 올라간다"며 "여름철 보청기나 이어폰으로 귓구멍을 막을 경우 귓속 공기가 밀폐되어 습도와 온도가 더욱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포크린 땀샘의 약 95%가 겨드랑이에 있고 그 다음으로 귓속에 많다.

그렇다면 하루 종일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난청인이 여름철 귀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보청기를 잘 관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무더운 여름철엔 외이도염과 같은 귀 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외이도염은 귓속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물놀이로 인한 귀 감염 혹은 피부 자극이나 감기로 인한 귀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다. 외이도염으로 인해 여름철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외이도염의 증상은 가려움증, 통증, 진물, 귀 먹먹함 등이 있으며 귓속 습도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 덥고 습한 여름철에 외이도염이 발생한다면 귓 속에 아무것도 넣지 말아야 하는데 보청기도 마찬가지이다.

김성근 원장은 "외이도염이 생긴 상태에서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귓속에 땀이 차고 공기가 통하지 않아 외이도염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외이도염이 다 나을 때까지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외이도염에는 이비인후과에서 항생제나 진통제와 같은 약물이 사용된다. 외이도염을 치료할 때는 귓속 공기가 잘 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착용하던 중 귀가 아프거나, 가렵거나, 귀에서 진물이 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귀 상태를 점검받아 보는 것이 좋다"면서 "외이도염이 다 나으면 다시 보청기를 착용할 수 있는데, 이는 경우에 따라 재발할 수 있으므로 보청기를 사용하다가 외이도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다시 보청기를 빼고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높은 온도와 습한 공기는 귀 건강 뿐만 아니라 보청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보청기는 착용 시 귓속에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사용자의 땀이 기기에 들어가기 쉽다. 작은 전자기기인 보청기는 습기에 취약하므로 이에 유의해야 한다. 땀이나 습기로 인해 기기 내에 물기가 고이거나 보청기 튜브에 이슬이 맺히면 기기가 고장 나거나 부식될 수 있으며, 기기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하려면 평소 보청기를 건조하게 보관하고 기기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난청인이 매일 10시간 이상 착용해야 하는 보청기를 어떻게 보관하고 사용해야 할까? 보청기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기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근 원장은 "기기에 땀이나 물기가 닿을 때는 기기를 곧바로 빼서 마른 수건으로 닦아줘야 하고, 보청기를 사용한 후에는 이를 제습통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며 "제습통은 난청인이 하루 종일 착용한 보청기를 보관하는 곳으로, 보청기를 보관하거나 꺼낼 때 남아있는 습기를 반드시 제거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