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나 재해와 같은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정보 전달이다.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어야 응급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난청인이다.
난청인은 평소 주변의 청각 정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점이 응급상황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난청중점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난청이 있을 경우 난청의 정도에 따라 재해나 재난과 같은 위급상황에서 대피 장소나 방법을 알리는 방송을 듣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이는 말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난청인이 긴급한 판단을 요하는 응급상황에서 빠른 대처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청각 정보를 잘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난청이 있다면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응급 상황에서 난청인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우에 따라 상대방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김성근 원장은 "청력이 약한 경우에는 청각 정보 보다는 시각 정보를 인지하기 쉽기 때문에, 평소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수단을 구축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 예로 응급상황 시 진동을 하고 그 상황을 알리는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가 있다. 이는 청각 대신 촉각을 통해 주변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응급상황 대처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도 있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보청기는 난청인을 위한 청력 보조기구로, 주변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다.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여기 저기서 들리는 경고의 신호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보청기는 다양한 소리 중에서도 말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도우므로, 이를 착용하면 주변에서 들리는 지시 사항을 빨리 알아듣거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방향을 알기 쉽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난청인의 삶을 개선해 주는 의료용품이자, 응급상황 시 꼭 필요한 필수품이므로,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다"며 "특히 보청기는 의료용 전자기기로, 배터리가 떨어질 경우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평소 배터리를 지니고 다니거나,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충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난청은 상대방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질환이다. 따라서 타인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집 밖을 나서다가 누군가 보이면 본인이 난청인임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이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피 방향이나 위치 등 중요한 정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성근 원장은 "대화할 때는 상대방에게 말을 천천히 또박또박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일반인은 대부분 난청인과 대화를 해본 경험이 없다"면서 "난청이 있더라도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알린다면 위험에 처할 경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